동해시가 다시 선거의 계절에 들어섰다.
예비후보들이 줄줄이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축제처럼 떠들썩하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개혁신당까지—간판은 다양해졌지만, 시민의 눈에 비친 정치의 본질은 과연 달라졌는가.
냉정하게 묻자.
지금 이 선거는 “새로운 선택”인가, 아니면 “반복되는 비극의 예고편”인가.
동해시는 그동안 보수 정당 계열에서만 민선 시장을 배출해 왔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을 걷는 사람”이라는 냉소적 표현이 이 도시에서는 현실이 되었다.
역대 민선 시장 대부분이 불명예로 퇴장했고,
현직 시장마저 타지 법원을 오가며 재판을 받는 상황이다.
이쯤이면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구조적 실패이자 정치 문화의 붕괴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들 가운데
누가 이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 제대로 사과했는가.
누가 시민 앞에 서서
“우리는 잘못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는가.
없다. 단 한 명도 없다.
대신 들리는 것은
공약, 비전, 개발, 예산, 성장—
익숙하고 공허한 단어들뿐이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장밋빛 공약이 아니다.
책임의 언어다.
동해시민의 자존감은 이미 깊이 훼손되었다.
시장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측근 정치,
묵인과 방조의 행정,
그리고 반복된 침묵이 만든 결과다.
그럼에도 일부 세력은
재판을 받는 권력을 향해 ‘응원’이라는 이름으로 줄을 선다.
정치가 아니라 팬클럽 수준의 권력 추종이다.
이것이야말로 동해 정치의 가장 심각한 병폐다.
지금 시민사회에서는
과거 시장과 시의장의 뇌물 및 특혜 의혹과 관련해
미회수 보조금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까지 준비 중이다.
이 움직임은 단순한 법적 대응이 아니다.
“다시는 이런 도시로 살지 않겠다”는 시민의 선언이다.
그렇다면 묻는다.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이 시민의 분노와 요구를 알고 있는가.
아니, 알고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닌가.
정치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다.
권력은 권리가 아니라 위임이다.
그 출발점은 단 하나다.
사과. 그리고 약속.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은
미래를 맡길 자격이 없다.
재발 방지를 말하지 않는 후보는
이미 반복을 예약한 것이다.
지금 동해시에 필요한 것은
더 화려한 공약이 아니다.
더 정직한 고백이다.
시민을 설득하기 전에
먼저 설명하라.
지지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사과하라.
그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다면,
그 어떤 후보도
이 도시의 미래를 말할 자격이 없다.
동해시는 더 이상
정치인의 실패를 반복 실험하는 도시가 아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니다.
동해 정치의 수준을 결정짓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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