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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동해의 내일을 묻다⑯ 도시는 시민이 질문할 때 성장한다

  • #지형덕 기자
  • 입력 2026.07.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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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king Tomorrow of Donghae

좋은 질문이 도시의 미래를 만듭니다.

Good Questions Shape the Future of a City.


정책의 완성은 발표가 아니라 시민의 참여에서 시작된다


도시에는 수많은 계획이 세워진다.


관광개발 계획이 발표되고,


산업단지 조성안이 나오며,


도시재생과 문화사업, 청년정책과 복지정책이 이어진다.


계획서에는 목표가 적혀 있고,


사업비와 일정도 담겨 있다.


그러나 정작 그 도시에서 살아갈 시민의 목소리는 얼마나 들어가 있을까.


도시는 계획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시민이 질문하고, 행정이 답하며, 다시 시민이 검토할 때 도시의 방향은 비로소 선명해진다.


우리는 종종 시민 참여를 찬성과 반대의 문제로만 바라본다.


사업에 찬성하면 협조적인 시민이고,


문제를 제기하면 발전을 막는 시민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질문은 반대가 아니다.


“이 사업이 우리 지역에 무엇을 남기는가.”


“누가 혜택을 얻고, 누가 불편을 감당하는가.”


“청년의 일자리와 지역 상권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


“사업이 끝난 뒤에도 지속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은 개발을 방해하는 말이 아니라, 실패를 줄이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시민의 책임이다.


좋은 도시는 시민에게 이미 정해진 답을 설명하는 도시가 아니다.


계획을 세우기 전부터 시민의 경험과 생각을 듣는 도시다.


공청회를 열었다는 사실만으로 참여가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사업의 방향이 대부분 정해진 뒤 시민에게 설명하고 의견서를 받는 방식이라면, 시민은 정책의 주체가 아니라 마지막 절차에 참여한 사람이 될 뿐이다.


진정한 참여는 처음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함께 정의하고,


가능한 선택지를 함께 검토하며,


사업 이후의 변화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동해시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변화,


항만과 수소산업,


관광개발과 도시재생,


청년 유출과 인구감소,


고령화와 지역상권의 위축.


어느 하나 가볍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대규모 사업은 한 번 방향을 정하면 오랫동안 도시의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빠른 결정만이 아니다.


더 많은 시민이 이해하고, 질문하고, 판단할 수 있는 과정이다.


특히 대형 개발사업일수록 시민이 알아야 할 정보는 많다.


몇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가.


그중 지역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는 얼마나 되는가.


전력과 용수는 어느 정도 사용되는가.


지역 기업과 상권에는 어떤 효과가 있는가.


환경과 교통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


기업과 도시가 약속한 지역상생 방안은 무엇이며, 그 약속은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시민은 기대만 들어서는 안 된다.


불확실성과 부담도 함께 알아야 한다.


정책의 장점만 홍보하고 위험은 작게 설명하는 순간, 행정과 시민 사이의 신뢰는 약해진다.


반대로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을 함께 공개하면 시민은 더 성숙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시민 참여의 핵심은 정보의 공개다.


정보가 없는 참여는 의견을 말하는 행사에 그치기 쉽다.


전문용어로 가득한 보고서 한 권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고 해서 시민이 충분히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내용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


사업비는 어디에 쓰이는지,


예상되는 효과와 위험은 무엇인지,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계획이 변경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명확히 알려야 한다.


행정의 설명은 홍보가 아니라 시민의 판단을 돕는 공공서비스여야 한다.


시민의 경험도 중요한 정보다.


골목의 문제는 그곳에 사는 주민이 가장 잘 안다.


관광객의 동선은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이 매일 지켜본다.


청년이 왜 지역을 떠나는지는 청년의 목소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교통이 불편한 곳,


밤이 되면 어두워지는 길,


관광객은 많지만 소비가 이어지지 않는 지역,


새로운 시설이 생겨도 주민이 이용하기 어려운 이유.


이런 생활의 정보는 통계표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전문가는 자료를 분석하지만, 시민은 도시를 매일 살아낸다.


도시정책에는 두 지식이 모두 필요하다.


묵호의 미래를 논할 때도 마찬가지다.


수변공원에 어떤 시설을 더 설치할 것인가보다 먼저,


누가 이 공간을 이용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버스킹을 열고 야간 콘텐츠를 만들 때도 공연의 숫자보다 주민과 상인의 일상, 소음과 안전, 주차와 운영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논골담길과 골목 관광도 방문객을 늘리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곳에 사는 주민의 생활은 불편하지 않은지,


작은 상점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관광의 이익이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관광지는 여행자를 위해 만들어질 수 있지만, 도시는 주민이 살아가는 곳이다.


관광과 생활이 충돌하지 않도록 균형을 만드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시민 참여가 성공하려면 몇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의견을 듣는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계획이 완성된 뒤 찬반을 묻기보다, 사업의 필요성과 방향부터 시민과 논의해야 한다.


둘째, 참여하는 시민의 폭을 넓혀야 한다.


늘 참석하는 단체와 대표자만이 아니라 청년, 자영업자, 어르신, 학생, 장애인, 이주민, 관광 종사자 등 서로 다른 삶의 목소리가 들어가야 한다.


셋째, 시민이 낸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공개해야 한다.


의견을 받았지만 결과를 알 수 없다면 참여는 곧 형식적인 절차로 인식된다.


반영된 의견과 반영하지 못한 의견,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넷째, 사업이 끝난 뒤 시민과 함께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처음 약속한 효과가 실제로 나타났는지,


예상하지 못한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다음 사업에서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시민 참여는 행정의 권한을 약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정책의 정당성과 지속성을 높이는 일이다.


시장이 바뀌고 담당자가 달라져도 시민이 함께 만든 정책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시민이 배제된 사업은 좋은 취지로 시작했더라도 오해와 불신에 부딪힐 수 있다.


신뢰는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설명하고,


듣고,


수정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쌓인다.


시민에게도 책임이 있다.


행정에 모든 답을 요구하면서 정작 지역의 문제에는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사실처럼 퍼뜨리거나,


자신의 이익만을 기준으로 정책을 판단해서도 안 된다.


질문하려면 공부해야 하고,


비판하려면 대안도 고민해야 한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말도 들어야 한다.


시민 참여는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이 이기는 과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 사이에서 더 나은 선택을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도시는 행정만의 것도,


기업만의 것도,


일부 전문가만의 것도 아니다.


그 도시에서 살아온 사람,


지금 살고 있는 사람,


앞으로 살아갈 세대가 함께 가진 공동의 공간이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일수록 더 많은 질문이 필요하다.


질문이 많다는 것은 시민이 도시를 불신한다는 뜻만은 아니다.


그만큼 도시의 미래를 자신의 일로 생각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관심한 도시는 조용하다.


그러나 건강한 도시는 토론한다.


《동해의 내일을 묻다》라는 제목도 결국 같은 뜻을 품고 있다.


정답을 가지고 도시를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다.


동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지금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함께 묻자는 것이다.


하나의 칼럼이 도시를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나 한 사람의 질문이 또 다른 질문을 낳고,


그 질문이 시민의 대화로 이어지며,


그 대화가 정책을 움직인다면 도시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도시의 변화는 거대한 선언보다 작은 질문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동해의 미래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모든 시민이 같은 생각을 갖는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안전하게 말할 수 있고,


행정이 그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으며,


충분한 정보 속에서 함께 결정하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좋은 정책은 좋은 행정에서 나오지만,


좋은 행정은 깨어 있는 시민과 만날 때 더욱 강해진다.


시민이 질문을 멈추지 않는 도시, 행정이 답변을 피하지 않는 도시.


그런 도시가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오늘의 질문


동해시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는 얼마나 일찍, 얼마나 깊이 반영되고 있습니까?

우리는 사업이 발표된 뒤에야 의견을 묻고 있지는 않을까요?

시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까요?

시민이 제안한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다시 설명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시민인 우리는 지역의 미래를 행정에만 맡긴 채 질문하는 책임을 잊고 있지는 않을까요?

도시는 질문하는 시민과 답하는 행정이 함께 성장할 때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동해의 내일을 묻다』는 시민과 함께 동해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미래 칼럼입니다.

우리는 정답보다 더 좋은 질문을 던지고, 비판보다 더 나은 대안을 함께 찾습니다.

도시는 행정과 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의 미래입니다.


다음 편에서 다시 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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