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king Tomorrow of Donghae
- ⑪ 사람은 풍경보다 분위기를 기억한다
- 묵호 수변공원에서 버스킹이 들리는 날을 꿈꾸며
좋은 질문이 도시의 미래를 만듭니다.
Good Questions Shape the Future of a City.
묵호 수변공원에서 버스킹이 들리는 날을 꿈꾸며
오래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한 적이 있다.
바닷가 선착장을 따라 걷다가 작은 식당에 들어갔다.
둥근 빵의 윗부분을 뚜껑처럼 열어 보니 따뜻한 클램 차우더가 담겨 있었고, 신선한 대게 요리도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은 음식이 아니었다.
거리에서 자유롭게 연주하던 뮤지션들의 음악이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멈춘 사람들,
아이들의 웃음소리,
여행객과 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풍경.
그곳에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분위기가 있었다.
그 기억은 문득 묵호를 떠올리게 했다.
묵호에도 바다가 있다.
등대가 있고,
논골담길이 있고,
수변공원이 있으며,
오랜 항구의 이야기가 있다.
풍경만 놓고 보면 결코 부족하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새로운 건물이 아닐 수도 있다.
주말 저녁이면 작은 버스킹 공연이 열리고,
지역의 청년 음악가들이 자유롭게 연주하며,
아이들은 광장을 뛰어다니고,
여행객은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쉬는 공간.
근처에서는 지역 수산물을 활용한 따뜻한 음식과 커피, 차를 즐길 수 있고,
공연이 끝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골목으로 걸어가 저녁을 먹고 하룻밤을 머문다.
이런 풍경은 거대한 예산보다도 사람들의 참여와 꾸준한 운영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도시는 시설보다 경험으로 기억된다.
어느 도시를 다녀왔는지보다,
그 도시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그래서 좋은 도시는 '볼거리'보다 '머물 이유'를 만든다.
묵호는 이미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등대와 바다,
골목과 시장,
오랜 철길과 항구,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이 자산들을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한다면 묵호만의 매력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물론 버스킹 공연만으로 도시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소음과 안전, 공연 장소 운영, 지역 상인과의 협력 등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시민과 행정, 문화예술인이 함께 만들어 간다면 묵호는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항구'가 될 수 있다.
도시 경쟁력은 점점 더 감성에서 나온다.
AI가 많은 일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기술보다 사람을 만나고,
건물보다 분위기를 경험하며,
풍경보다 추억을 기억한다.
그래서 문화는 도시의 사치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다.
언젠가 묵호 수변공원을 걷다가 기타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이 춤을 추며,
여행객과 시민이 함께 박수를 치는 저녁이 찾아온다면 어떨까.
그날의 묵호는 지금보다 조금 더 따뜻한 도시가 되어 있을 것이다.
오늘의 질문
묵호를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름다운 바다일까요?
맛있는 음식일까요?
아니면 사람들의 웃음과 음악이 흐르는 분위기일까요?
도시의 미래는 거대한 건물보다 작은 감동에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동해의 내일을 묻다』는 시민과 함께 동해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미래 칼럼입니다.
우리는 정답보다 더 좋은 질문을 던지고, 비판보다 더 나은 대안을 함께 찾습니다.
도시는 행정과 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의 미래입니다.
다음 편에서 다시 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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