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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절망의 끝에서 언어를 붙잡다.. 노벨문학상,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 #지형덕 기자
  • 입력 2025.10.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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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의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름은 낯설지만, 그의 문학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묵시록의 거장”으로 불려왔다.

 

그의 소설을 펼치면 독자는 곧바로 숨 막히는 문장 속으로 빠져든다. 마침표 없는 문장이 수십 페이지를 이어가며, 혼돈과 불안을 형식 자체로 구현한다. 《사탄탱고》의 구조가 탱고의 리듬을 닮아 있듯, 그의 문장은 음악처럼 반복되고 변주된다. 읽는 이는 고통스럽지만, 어느 순간 그 리듬에 도취된다.

 

주제는 늘 종말이다. 무너지는 집단농장, 광기에 휩싸인 마을, 신의 부재 속에서 방황하는 인간. 그러나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단순히 절망을 묘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는 그 끝에서조차 언어와 예술이 인간을 지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붙잡는다. 스웨덴 한림원이 “묵시록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게 한다”고 평한 이유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작품에 동양적 사유가 스며 있다는 것이다. 불교적 명상, 직관, 언어 이전의 감각이 서구적 종말론과 결합해 독특한 긴장을 만들어낸다. 절망과 구원, 혼돈과 질서, 서구와 동양이 그의 문학 안에서 충돌하고 화해한다.

 

오늘날 우리는 기후 위기, 전쟁, 기술적 불안정성 속에서 또 다른 종말의 시대를 살고 있다.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문학은 이 시대의 불안을 예언처럼 비추며, 동시에 예술이 여전히 인간을 지탱할 수 있음을 증언한다.

 

그의 문학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고통스러운 독서 끝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절망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대답은 분명하다. 언어, 그리고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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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스웨덴 한림원 홈페이지 발췌. 

[Column] Clinging to Language at the Edge of Despair — László Krasznahorkai, Nobel Laureate in Literature

Hungarian novelist László Krasznahorkai has been awarded this year’s Nobel Prize in Literature. His name may be unfamiliar, but his work has long earned him the title of “the master of the apocalypse” across the world.

 

To open one of his novels is to be plunged into suffocating prose. Sentences stretch on for pages without a single period, embodying chaos and anxiety through form itself. Just as the structure of “Satantango” mirrors the rhythm of a tango, his prose repeats and mutates like music. The reader struggles, but at some point becomes intoxicated by the rhythm.

 

His recurring theme is the end — a collapsing collective farm, a village consumed by madness, humanity adrift in the absence of God. Yet Krasznahorkai does more than depict despair. Even at the edge of ruin, he insists that language and art can still sustain the human spirit. 

 

The Swedish Academy praised him for “reminding us of the power of art even in apocalyptic terror.”

 

What is fascinating is the trace of Eastern thought that runs through his writing — Buddhist meditation, intuition, sensations that precede language — woven together with Western apocalypticism to create a unique tension. Despair and salvation, chaos and order, East and West collide and reconcile within his prose.

 

Today we live in another age of endings — under the shadow of climate crisis, war, and technological instability. Krasznahorkai’s literature reflects our anxieties like a prophecy, while also bearing witness that art still holds us together.

His writing is not easy. Yet when we emerge from that painful reading, one question lingers: At the end of despair, what allows us to survive?
Krasznahorkai’s answer is clear — language, and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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