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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해서 가꾸고 돌보는 ‘반려해변’을 아시나요
해양쓰레기로 통칭되는 해양폐기물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해양폐기물 85% 이상은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해류와 바람에 따라 이동하므로 해양폐기물 문제가 비단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우선 윤석열 정부는 ‘해양영토 수호 및 지속가능한 해양 관리’를 국정과제로 설정, 미래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해양·연안 공간 조성을 목표로 삼았다. 친환경 부표 보급 확대 등 해양쓰레기 예방과 수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해양수산부의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은 이같은 정부의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 해수부는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해양플라스틱폐기물의 발생량을 60% 감축시키기고 2050년까지 제로화 달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기본계획 등 정부 주도의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과 더불어 국민의 해양쓰레기 관리도 유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반려해변’ 제도는 해양쓰레기 수거에 대해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독려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반려해변 제도는 기업·단체·학교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해변입양 프로그램이다. 198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처음 시작돼 미국 전역으로 확대된 프로그램으로 정부가 이를 벤치마킹해 국내에 도입했다. 반려해변 입간판이 설치된 제주 금능해수욕장. (사진=해양수산부) 반려해변의 이전 명칭은 ‘해변 입양’이었으나 해수부는 2020년 7월 해변입양사업 명칭 공모전을 통해 ‘반려해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제주도와 첫 번째 반려해변 업무협약을 맺고 ㈜제주맥주·하이트진로㈜·공무원연금공단이 각각 제주도 금능·표선·중문색달 해수욕장을 맡아 관리하는 반려해변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후 전국 8개 광역지자체로 확대해 현재까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15개 해변을 포함한 전국 53개 해변에서 기관 63곳이 반려해변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반려해변 입양현황(53개 해변·66개 기관) 8월 22일 기준. 반려해변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7개 민간단체를 지역별 코디네이터로 설정해 기관들의 활동도 돕고 있다. 해수부는 향후 반려해변 업무협약을 맺은 지자체가 늘어날 경우 지역별 코디네이터도 추가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해수부는 또 기업 및 단체들의 반려해변 입양을 장려하기 위해 반려해변 입간판 설치도 지원하고 오는 22일에는 ‘제1회 반려해변 전국대회’를 개최해 우수단체를 포상할 예정이다. 해수부 담당자는 “2020년 시범사업 이후 3년차를 맞이한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대해 국민 인식을 증진시키고 참여하고 있는 단체 간 활동 및 정보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자 전국대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둔장해변에서 2차 해변 정화활동을 펼친 ‘SK E&S’. (사진=바다가꾸기 누리집) 단체, 기업, 학교 등 누구나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단체가 아닌 개인의 경우 캠페인 등 콘텐츠 제작과 정기적인 정화활동 등 프로그램 활동이 실질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 개인별 참가는 아직 불가하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바다가꾸기 플랫폼’ 누리집(www.caresea.or.kr)에서 가능하다. 현재까지 지정된 반려해변 중 선택해 신청할 수 있으며, 만일 아직 반려해변으로 지정되지 않은 해변을 희망할 경우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자세한 신청 메뉴얼은 붙임 자료 ‘입양대상 해변 지정 신청 매뉴얼’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프로그램의 모든 참가자는 참여를 신청한 반려해변에서 연 3회 이상 정화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정화활동과 연계 또는 별도로 해양 환경 보호 등에 관한 콘텐츠(캠페인 등)도 연 1회 이상 기획·운영해야 한다. 특히 정화활동 시 참가자가 기록한 해양쓰레기의 종류와 수량 데이터 등은 추후 정부의 관련 정책 수립 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참여기간은 2년이되 활동 기준 등이 충족될 경우 연장이 가능하며, 활동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참가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올해 여름 전국 해수욕장 261곳을 찾은 방문객 수는 총 3942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 많은 방문객들이 다녀간 해변에서는 해양쓰레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부 주도의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대목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해변 정화활동이 절실한 이유다. 정부는 계속해서 기본계획 등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을 펼쳐나갈 예정이지만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생활 속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시민들의 행동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할 때다. 1만 5000km에 달하는 우리나라 곳곳의 해변에 국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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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떠나 바다에서 꿈을 찾는 사람들
강원귀어학교 도시민 어업기술 실무교육7월 12일 아침, 강원도 강릉시 영진항으로 고깃배 한 척이 들어왔다. “오늘 고기가 좀 있어요?” 항구에 있던 사람들의 질문에 김재용 비둘기호 선장이 “어제보다 훨씬 많더라”고 답하자 다들 표정이 밝아졌다.그런데 유독 용승현(44) 씨만 찡그린 얼굴로 비둘기호에서 내렸다. 김재용 선장의 아내 안해숙 씨가 용 씨에게 “얼굴 보니까 멀미해서 죽겠는데?”라고 묻자 그는 “오늘 파도가 한 5m 넘게 치더라고요. 물 다 들어가고. 어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배에서 같이 내리던 심은숙(45)·윤영진(45) 씨가 “뭐래. 파도가 5m 이상 치면 주의보 내려”라고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김 선장은 “멀미는 너나 나나 어쩔 수가 없어. 그렇지만 바다와 반대로 움직이면 멀미가 더 나. 파도 따라 움직여야 덜해”라고 알려줬다.용승현·심은숙·윤영진 씨는 강원귀어학교 7기 교육생이다. 귀어학교는 귀어를 희망하거나 어촌에 자리 잡기 시작한 이들에게 현장 중심의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이다. 7기 교육생 20명은 6월 20일부터 4주 동안 교육을 받았다.강원귀어학교 권미혜 대리는 “어선어업, 해양레저, 양식업, 내수면어업 등 4분야의 이론 수업과 현장 견학을 마치고 7월 4일부터 복합·연안·통발 등 세 가지 어선을 번갈아 타며 현장실습 중”이라고 말했다.항구에 비둘기호를 정박시킨 뒤 잡아 온 생선을 넘긴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그물 사리기(정리)가 남아 있었다. 비둘기호는 연안자망어업 어선이다. 물고기가 지나갈 만한 길목에 그물을 쳐놓고 시간이 지난 뒤 걷어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강원귀어학교가 2020년부터 배출한 수료생 116명 가운데 약 50명이 귀어한 것으로 집계됐다. | 강원귀어학교실습하며 어법 결정 “귀어학교 큰 도움”“내가 배에서 뭐라 그랬어. 그물을 걷을 때 깨끗하게 떼어내면 그만큼 육지에서 하는 일이 수월하다 그랬지. 그물에 붙는 게 많거든.”김 선장의 지시에 따라 교육생들은 그물을 펼치며 불가사리와 돌 등을 떼어내기 시작했다.“나만 빨라도 안 되고 같이 잘해야 돼. 그래서 자망 어부는 혼자 하기 힘들어. 우리 집사람하고 손발 맞추면 이 정도 그물은 1분이면 끝나.”한창 작업하던 김 선장이 갑자기 소리쳤다. “가만! 여기 빨간 게 독성 있는 해파리야. 얼굴에 맞든가 눈에 들어가면 병원 가야 해. 무지 따가워. 그물 흔들지 말고 살짝 넘겨.”윤영진 씨가 “엄청 따가워요?”라고 묻자 심은숙 씨는 “나 해파리 중화제 갖고 다니잖아”라고 말했다.심 씨는 스쿠버다이빙, 서핑 등 해양레저스포츠 강사다. 동해에서만 13년 넘게 일했다. “예전에는 전문 강사가 많았지만 이제는 거의 부업으로 하죠. 저 같은 전업 강사는 먹고사는 게 가장 문제예요.”인천 출신인 아버지가 어촌계 회원이라 어릴 때부터 바다가 익숙하다는 심 씨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어업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어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귀어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지가리(갈고리가 달린 낚싯줄)’로 문어 낚시를 할 생각이었다.“막상 실습해보니까 주낙(긴 낚싯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달아 물속에 늘어뜨려 한 번에 여러 마리의 고기를 낚아 올리는 어업)도 1인 조업이 가능하고 문어 철이 끝나면 장어와 복어로 연결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주낙도 같이 해야겠다고 결정했어요.”심 씨는 ‘나한테 힘들 것 같아’, ‘냄새가 많이 난대’ 같은 이유로 미리 겁먹고 포기했던 어법도 막상 현장에서 배우며 접해보니 할 수 있었고 흥미를 갖게 됐다고 했다.“처음에는 해양레저스포츠 강의를 본업으로 하고 그다음 어업을 하려고 했는데 실습하면서 마음을 돌려먹었어요. 어업 먼저로 순서가 바뀐 거죠. 귀어학교가 아주 큰 도움이 됐어요.”▶강원귀어학교 7기 교육생이자 해양레저스포츠 강사인 심은숙(오른쪽) 씨가 그물사리기를 하고 있다. 2020년부터 수료생 116명 중 50명 귀어2020년 문을 연 강원귀어학교는 6기까지 116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2022년 상반기에 조사해보니 이들 가운데 50명가량 귀어한 것으로 집계됐다. 권미혜 대리는 “강원도 밖에 정착한 사람이 5명 정도 있고 나머지는 다 강원도로 귀어했다. 위로는 고성부터 아래로는 삼척까지 다양하다”고 했다.심 씨는 해양레저스포츠 강사로 오래 지낸 강원도 양양 쪽에 자리 잡을 생각을 했었지만 실습하면서 영진항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제가 체구도 작고 성별로 보면 약자잖아요. 다른 어촌계에서는 잘 안 도와줘요. 생업이잖아요. 그런데 귀어학교를 통해 만난 선장님들이 언제든지 오라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지금은 귀어지로 영진항을 생각하고 있어요.”실습하면서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맺는 게 귀어학교의 제일 큰 장점이라고 했다.“어촌계가 귀어인을 터부시한다고들 하는데 어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왔다가 떠난 사람들 때문에 정 주고 마음 상할까 봐 그러는 거거든요. 자신이 정말 의지를 갖고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어촌계에도 도와주는 이들이 많을 겁니다.”권 대리는 “타지 사람이 갑자기 어촌계에 나타나 ‘여기서 뭐 해볼래요’ 하면 어느 어촌계에서 받아주겠냐”며 “귀어학교에서는 실습하며 어촌계원들하고 친해질 수 있으니 귀어하려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영진항에는 이미 귀어학교를 통해 정착한 귀어인도 있다. 안 씨는 “프로축구 선수로 뛰었던 마흔 살 청년이 귀어학교 1기생으로 왔다가 1년 전 여기 배를 사서 어촌계에 바로 가입했다”며 “지금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김 선장은 “우리 부부도 60대 중반이고 지금 어촌이 노령화돼 있다. 젊은 사람이 오면 어업 자체가 활성화돼 어민들도 대부분 좋아한다”며 “어촌도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좌우해야 하기 때문에 귀어학교는 참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권 대리는 어촌계에서 귀어학교 교육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실습이 끝난 뒤에도 정착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선장님들이 배도 알아봐주고 어촌계에 가입할 수 있게 여론도 만들어줘요. 당장 뱃자리가 없으면 ‘내 배 옆에 살짝 대놔라’라고 해요. 그래서 어느 어촌계에서 실습하느냐가 귀어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죠.”실제로 2021년 강릉시 사천진 어촌계에서 실습한 귀어학교 교육생 20명에게 희망 귀어지를 묻자 9명이 사천진을 꼽았다. 그 뒤 배까지 사서 사천진 어촌계에 가입한 교육생이 3명이나 됐다.▶김재용 선장(가운데)이 심은숙(왼쪽)·윤영진 씨에게 자망어선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어업허가권 있는 뱃값 30~40% 급등귀어학교를 수료한 뒤에도 정착까지는 여러 난관이 남아 있다. 일단 어선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어업허가권이 새로 발급되지 않기 때문에 어업허가권이 있는 기존 배를 구매해 지위를 승계하는 방법밖에 없다. 매물로 나오는 어선을 찾기도 어려운 데다 가격까지 계속 오르고 있다.김 선장은 “수요는 있는데 배는 한정돼 있으니까 배 단가가 자꾸 올라가고 있다. 1년 새 최소 30~40%는 뛰어올랐다”며 “우리 배도 예전에는 5000만 원 정도 했는데 지금 시세에 내놓자면 어구까지 포함해 1억 원 정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권 대리는 “이쪽으로 이사도 해야 하는데 강원도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올랐다. 내놓은 집이 잘 없기도 하고 월세는 50만~60만 원은 줘야 한다”고 했다.귀어학교에서 귀어와 관련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교육을 수료하면 바로 어촌계에 들어가고 배도 하나 배정받아 어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어요. 하지만 귀어 10단계가 있다면 귀어학교는 2~3단계에 불과해요. 어떤 어업을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귀어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나머지는 본인이 준비해 100%를 만들어야 합니다.”지금까지 강원귀어학교 입학 경쟁률은 평균 2.6대 1이다. 강원귀어학교는 2022년 하반기부터 기수당 정원을 5명 늘려 25명씩 모집할 계획이다.글·사진 원낙연 기자2023년까지 귀어학교 8곳 개설‘어선 청년 임대 사업’도 지원현재 귀어학교는 강원 강릉, 경남 통영, 충남 보령, 전남 강진 등 4곳에서 운영 중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경기 안산과 경북 포항에서, 2023년 상반기부터 충북 충주에서 문을 연다.해양수산부는 최근 2023년 하반기에 설립될 여덟 번째 귀어학교로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를 선정했다.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는 수인분당선 인하대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수도권 거주자의 접근성이 좋고 수산물 공판장과 위판장, 종합어시장이 인근에 있어 다양한 실습이 가능하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센터 안에 기숙사도 새로 마련한다.해수부는 ‘청년 어선 임대 사업’도 시작했다. 고령, 질병 등의 이유로 어업을 하기 어려운 어업인의 어선을 청년에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2022년 처음 시행하는 사업에 모두 10명의 청년 어업인과 8명의 후보자가 선발됐다. 청년 어업인은 10일 동안 교육을 받은 뒤 임대할 어선을 정해 한국수산자원공단과 어선 임대차계약을 맺게 된다. 해수부는 임대차계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임대료를 지원하는 한편, 가격 협상에 도움을 준다.최용석 해수부 어업자원정책관은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안전한 조업을 위해서는 청년이 필요하다. 이들이 어촌으로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인쇄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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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해서 가꾸고 돌보는 ‘반려해변’을 아시나요
- 해양쓰레기로 통칭되는 해양폐기물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해양폐기물 85% 이상은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해류와 바람에 따라 이동하므로 해양폐기물 문제가 비단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우선 윤석열 정부는 ‘해양영토 수호 및 지속가능한 해양 관리’를 국정과제로 설정, 미래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해양·연안 공간 조성을 목표로 삼았다. 친환경 부표 보급 확대 등 해양쓰레기 예방과 수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해양수산부의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은 이같은 정부의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 해수부는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해양플라스틱폐기물의 발생량을 60% 감축시키기고 2050년까지 제로화 달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기본계획 등 정부 주도의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과 더불어 국민의 해양쓰레기 관리도 유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반려해변’ 제도는 해양쓰레기 수거에 대해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독려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반려해변 제도는 기업·단체·학교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해변입양 프로그램이다. 198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처음 시작돼 미국 전역으로 확대된 프로그램으로 정부가 이를 벤치마킹해 국내에 도입했다. 반려해변 입간판이 설치된 제주 금능해수욕장. (사진=해양수산부) 반려해변의 이전 명칭은 ‘해변 입양’이었으나 해수부는 2020년 7월 해변입양사업 명칭 공모전을 통해 ‘반려해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제주도와 첫 번째 반려해변 업무협약을 맺고 ㈜제주맥주·하이트진로㈜·공무원연금공단이 각각 제주도 금능·표선·중문색달 해수욕장을 맡아 관리하는 반려해변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후 전국 8개 광역지자체로 확대해 현재까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15개 해변을 포함한 전국 53개 해변에서 기관 63곳이 반려해변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반려해변 입양현황(53개 해변·66개 기관) 8월 22일 기준. 반려해변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7개 민간단체를 지역별 코디네이터로 설정해 기관들의 활동도 돕고 있다. 해수부는 향후 반려해변 업무협약을 맺은 지자체가 늘어날 경우 지역별 코디네이터도 추가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해수부는 또 기업 및 단체들의 반려해변 입양을 장려하기 위해 반려해변 입간판 설치도 지원하고 오는 22일에는 ‘제1회 반려해변 전국대회’를 개최해 우수단체를 포상할 예정이다. 해수부 담당자는 “2020년 시범사업 이후 3년차를 맞이한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대해 국민 인식을 증진시키고 참여하고 있는 단체 간 활동 및 정보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자 전국대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둔장해변에서 2차 해변 정화활동을 펼친 ‘SK E&S’. (사진=바다가꾸기 누리집) 단체, 기업, 학교 등 누구나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단체가 아닌 개인의 경우 캠페인 등 콘텐츠 제작과 정기적인 정화활동 등 프로그램 활동이 실질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 개인별 참가는 아직 불가하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바다가꾸기 플랫폼’ 누리집(www.caresea.or.kr)에서 가능하다. 현재까지 지정된 반려해변 중 선택해 신청할 수 있으며, 만일 아직 반려해변으로 지정되지 않은 해변을 희망할 경우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자세한 신청 메뉴얼은 붙임 자료 ‘입양대상 해변 지정 신청 매뉴얼’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프로그램의 모든 참가자는 참여를 신청한 반려해변에서 연 3회 이상 정화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정화활동과 연계 또는 별도로 해양 환경 보호 등에 관한 콘텐츠(캠페인 등)도 연 1회 이상 기획·운영해야 한다. 특히 정화활동 시 참가자가 기록한 해양쓰레기의 종류와 수량 데이터 등은 추후 정부의 관련 정책 수립 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참여기간은 2년이되 활동 기준 등이 충족될 경우 연장이 가능하며, 활동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참가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올해 여름 전국 해수욕장 261곳을 찾은 방문객 수는 총 3942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 많은 방문객들이 다녀간 해변에서는 해양쓰레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부 주도의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대목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해변 정화활동이 절실한 이유다. 정부는 계속해서 기본계획 등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을 펼쳐나갈 예정이지만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생활 속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시민들의 행동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할 때다. 1만 5000km에 달하는 우리나라 곳곳의 해변에 국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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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떠나 바다에서 꿈을 찾는 사람들
- 강원귀어학교 도시민 어업기술 실무교육7월 12일 아침, 강원도 강릉시 영진항으로 고깃배 한 척이 들어왔다. “오늘 고기가 좀 있어요?” 항구에 있던 사람들의 질문에 김재용 비둘기호 선장이 “어제보다 훨씬 많더라”고 답하자 다들 표정이 밝아졌다.그런데 유독 용승현(44) 씨만 찡그린 얼굴로 비둘기호에서 내렸다. 김재용 선장의 아내 안해숙 씨가 용 씨에게 “얼굴 보니까 멀미해서 죽겠는데?”라고 묻자 그는 “오늘 파도가 한 5m 넘게 치더라고요. 물 다 들어가고. 어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배에서 같이 내리던 심은숙(45)·윤영진(45) 씨가 “뭐래. 파도가 5m 이상 치면 주의보 내려”라고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김 선장은 “멀미는 너나 나나 어쩔 수가 없어. 그렇지만 바다와 반대로 움직이면 멀미가 더 나. 파도 따라 움직여야 덜해”라고 알려줬다.용승현·심은숙·윤영진 씨는 강원귀어학교 7기 교육생이다. 귀어학교는 귀어를 희망하거나 어촌에 자리 잡기 시작한 이들에게 현장 중심의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이다. 7기 교육생 20명은 6월 20일부터 4주 동안 교육을 받았다.강원귀어학교 권미혜 대리는 “어선어업, 해양레저, 양식업, 내수면어업 등 4분야의 이론 수업과 현장 견학을 마치고 7월 4일부터 복합·연안·통발 등 세 가지 어선을 번갈아 타며 현장실습 중”이라고 말했다.항구에 비둘기호를 정박시킨 뒤 잡아 온 생선을 넘긴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그물 사리기(정리)가 남아 있었다. 비둘기호는 연안자망어업 어선이다. 물고기가 지나갈 만한 길목에 그물을 쳐놓고 시간이 지난 뒤 걷어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강원귀어학교가 2020년부터 배출한 수료생 116명 가운데 약 50명이 귀어한 것으로 집계됐다. | 강원귀어학교실습하며 어법 결정 “귀어학교 큰 도움”“내가 배에서 뭐라 그랬어. 그물을 걷을 때 깨끗하게 떼어내면 그만큼 육지에서 하는 일이 수월하다 그랬지. 그물에 붙는 게 많거든.”김 선장의 지시에 따라 교육생들은 그물을 펼치며 불가사리와 돌 등을 떼어내기 시작했다.“나만 빨라도 안 되고 같이 잘해야 돼. 그래서 자망 어부는 혼자 하기 힘들어. 우리 집사람하고 손발 맞추면 이 정도 그물은 1분이면 끝나.”한창 작업하던 김 선장이 갑자기 소리쳤다. “가만! 여기 빨간 게 독성 있는 해파리야. 얼굴에 맞든가 눈에 들어가면 병원 가야 해. 무지 따가워. 그물 흔들지 말고 살짝 넘겨.”윤영진 씨가 “엄청 따가워요?”라고 묻자 심은숙 씨는 “나 해파리 중화제 갖고 다니잖아”라고 말했다.심 씨는 스쿠버다이빙, 서핑 등 해양레저스포츠 강사다. 동해에서만 13년 넘게 일했다. “예전에는 전문 강사가 많았지만 이제는 거의 부업으로 하죠. 저 같은 전업 강사는 먹고사는 게 가장 문제예요.”인천 출신인 아버지가 어촌계 회원이라 어릴 때부터 바다가 익숙하다는 심 씨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어업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어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귀어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지가리(갈고리가 달린 낚싯줄)’로 문어 낚시를 할 생각이었다.“막상 실습해보니까 주낙(긴 낚싯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달아 물속에 늘어뜨려 한 번에 여러 마리의 고기를 낚아 올리는 어업)도 1인 조업이 가능하고 문어 철이 끝나면 장어와 복어로 연결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주낙도 같이 해야겠다고 결정했어요.”심 씨는 ‘나한테 힘들 것 같아’, ‘냄새가 많이 난대’ 같은 이유로 미리 겁먹고 포기했던 어법도 막상 현장에서 배우며 접해보니 할 수 있었고 흥미를 갖게 됐다고 했다.“처음에는 해양레저스포츠 강의를 본업으로 하고 그다음 어업을 하려고 했는데 실습하면서 마음을 돌려먹었어요. 어업 먼저로 순서가 바뀐 거죠. 귀어학교가 아주 큰 도움이 됐어요.”▶강원귀어학교 7기 교육생이자 해양레저스포츠 강사인 심은숙(오른쪽) 씨가 그물사리기를 하고 있다. 2020년부터 수료생 116명 중 50명 귀어2020년 문을 연 강원귀어학교는 6기까지 116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2022년 상반기에 조사해보니 이들 가운데 50명가량 귀어한 것으로 집계됐다. 권미혜 대리는 “강원도 밖에 정착한 사람이 5명 정도 있고 나머지는 다 강원도로 귀어했다. 위로는 고성부터 아래로는 삼척까지 다양하다”고 했다.심 씨는 해양레저스포츠 강사로 오래 지낸 강원도 양양 쪽에 자리 잡을 생각을 했었지만 실습하면서 영진항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제가 체구도 작고 성별로 보면 약자잖아요. 다른 어촌계에서는 잘 안 도와줘요. 생업이잖아요. 그런데 귀어학교를 통해 만난 선장님들이 언제든지 오라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지금은 귀어지로 영진항을 생각하고 있어요.”실습하면서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맺는 게 귀어학교의 제일 큰 장점이라고 했다.“어촌계가 귀어인을 터부시한다고들 하는데 어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왔다가 떠난 사람들 때문에 정 주고 마음 상할까 봐 그러는 거거든요. 자신이 정말 의지를 갖고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어촌계에도 도와주는 이들이 많을 겁니다.”권 대리는 “타지 사람이 갑자기 어촌계에 나타나 ‘여기서 뭐 해볼래요’ 하면 어느 어촌계에서 받아주겠냐”며 “귀어학교에서는 실습하며 어촌계원들하고 친해질 수 있으니 귀어하려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영진항에는 이미 귀어학교를 통해 정착한 귀어인도 있다. 안 씨는 “프로축구 선수로 뛰었던 마흔 살 청년이 귀어학교 1기생으로 왔다가 1년 전 여기 배를 사서 어촌계에 바로 가입했다”며 “지금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김 선장은 “우리 부부도 60대 중반이고 지금 어촌이 노령화돼 있다. 젊은 사람이 오면 어업 자체가 활성화돼 어민들도 대부분 좋아한다”며 “어촌도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좌우해야 하기 때문에 귀어학교는 참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권 대리는 어촌계에서 귀어학교 교육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실습이 끝난 뒤에도 정착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선장님들이 배도 알아봐주고 어촌계에 가입할 수 있게 여론도 만들어줘요. 당장 뱃자리가 없으면 ‘내 배 옆에 살짝 대놔라’라고 해요. 그래서 어느 어촌계에서 실습하느냐가 귀어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죠.”실제로 2021년 강릉시 사천진 어촌계에서 실습한 귀어학교 교육생 20명에게 희망 귀어지를 묻자 9명이 사천진을 꼽았다. 그 뒤 배까지 사서 사천진 어촌계에 가입한 교육생이 3명이나 됐다.▶김재용 선장(가운데)이 심은숙(왼쪽)·윤영진 씨에게 자망어선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어업허가권 있는 뱃값 30~40% 급등귀어학교를 수료한 뒤에도 정착까지는 여러 난관이 남아 있다. 일단 어선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어업허가권이 새로 발급되지 않기 때문에 어업허가권이 있는 기존 배를 구매해 지위를 승계하는 방법밖에 없다. 매물로 나오는 어선을 찾기도 어려운 데다 가격까지 계속 오르고 있다.김 선장은 “수요는 있는데 배는 한정돼 있으니까 배 단가가 자꾸 올라가고 있다. 1년 새 최소 30~40%는 뛰어올랐다”며 “우리 배도 예전에는 5000만 원 정도 했는데 지금 시세에 내놓자면 어구까지 포함해 1억 원 정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권 대리는 “이쪽으로 이사도 해야 하는데 강원도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올랐다. 내놓은 집이 잘 없기도 하고 월세는 50만~60만 원은 줘야 한다”고 했다.귀어학교에서 귀어와 관련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교육을 수료하면 바로 어촌계에 들어가고 배도 하나 배정받아 어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어요. 하지만 귀어 10단계가 있다면 귀어학교는 2~3단계에 불과해요. 어떤 어업을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귀어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나머지는 본인이 준비해 100%를 만들어야 합니다.”지금까지 강원귀어학교 입학 경쟁률은 평균 2.6대 1이다. 강원귀어학교는 2022년 하반기부터 기수당 정원을 5명 늘려 25명씩 모집할 계획이다.글·사진 원낙연 기자2023년까지 귀어학교 8곳 개설‘어선 청년 임대 사업’도 지원현재 귀어학교는 강원 강릉, 경남 통영, 충남 보령, 전남 강진 등 4곳에서 운영 중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경기 안산과 경북 포항에서, 2023년 상반기부터 충북 충주에서 문을 연다.해양수산부는 최근 2023년 하반기에 설립될 여덟 번째 귀어학교로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를 선정했다.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는 수인분당선 인하대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수도권 거주자의 접근성이 좋고 수산물 공판장과 위판장, 종합어시장이 인근에 있어 다양한 실습이 가능하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센터 안에 기숙사도 새로 마련한다.해수부는 ‘청년 어선 임대 사업’도 시작했다. 고령, 질병 등의 이유로 어업을 하기 어려운 어업인의 어선을 청년에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2022년 처음 시행하는 사업에 모두 10명의 청년 어업인과 8명의 후보자가 선발됐다. 청년 어업인은 10일 동안 교육을 받은 뒤 임대할 어선을 정해 한국수산자원공단과 어선 임대차계약을 맺게 된다. 해수부는 임대차계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임대료를 지원하는 한편, 가격 협상에 도움을 준다.최용석 해수부 어업자원정책관은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안전한 조업을 위해서는 청년이 필요하다. 이들이 어촌으로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인쇄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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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 「국화(菊花)1031」 가을의 화려함을 입은 정원에서,국화꽃이 제자리를 찾습니다. 태양의 솜씨로 물든 꽃잎, 자연의 은총으로 엮어낸 태피스트리.부드럽게 속삭이는 바람 속에서, 황금빛 심장이 파알닥 춤을 춥니다.진홍빛과 아이보리 빛깔 노랑 빛깔, 노란 국화는 짝사랑과 번영빨간 국화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영혼이 반응하는 색의 교향곡. 아침 해가 밝으며 그들의 아름다움이 펼쳐집니다,자연의 조형물, 향기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국화의 도도한 품에서,삶은 우아함으로 장식된 위안을 찾습니다. 꼿꼿하게 고개를 들어 올립니다,조용한 움직임, 부드러운 자태. 기쁨의 상징, 진실의 상징,국화는 영원한 삶의 향기입니다. 가을이 깊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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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해서 가꾸고 돌보는 ‘반려해변’을 아시나요
- 해양쓰레기로 통칭되는 해양폐기물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해양폐기물 85% 이상은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해류와 바람에 따라 이동하므로 해양폐기물 문제가 비단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우선 윤석열 정부는 ‘해양영토 수호 및 지속가능한 해양 관리’를 국정과제로 설정, 미래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해양·연안 공간 조성을 목표로 삼았다. 친환경 부표 보급 확대 등 해양쓰레기 예방과 수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해양수산부의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은 이같은 정부의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 해수부는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해양플라스틱폐기물의 발생량을 60% 감축시키기고 2050년까지 제로화 달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기본계획 등 정부 주도의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과 더불어 국민의 해양쓰레기 관리도 유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반려해변’ 제도는 해양쓰레기 수거에 대해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독려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반려해변 제도는 기업·단체·학교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해변입양 프로그램이다. 198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처음 시작돼 미국 전역으로 확대된 프로그램으로 정부가 이를 벤치마킹해 국내에 도입했다. 반려해변 입간판이 설치된 제주 금능해수욕장. (사진=해양수산부) 반려해변의 이전 명칭은 ‘해변 입양’이었으나 해수부는 2020년 7월 해변입양사업 명칭 공모전을 통해 ‘반려해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제주도와 첫 번째 반려해변 업무협약을 맺고 ㈜제주맥주·하이트진로㈜·공무원연금공단이 각각 제주도 금능·표선·중문색달 해수욕장을 맡아 관리하는 반려해변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후 전국 8개 광역지자체로 확대해 현재까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15개 해변을 포함한 전국 53개 해변에서 기관 63곳이 반려해변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반려해변 입양현황(53개 해변·66개 기관) 8월 22일 기준. 반려해변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7개 민간단체를 지역별 코디네이터로 설정해 기관들의 활동도 돕고 있다. 해수부는 향후 반려해변 업무협약을 맺은 지자체가 늘어날 경우 지역별 코디네이터도 추가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해수부는 또 기업 및 단체들의 반려해변 입양을 장려하기 위해 반려해변 입간판 설치도 지원하고 오는 22일에는 ‘제1회 반려해변 전국대회’를 개최해 우수단체를 포상할 예정이다. 해수부 담당자는 “2020년 시범사업 이후 3년차를 맞이한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대해 국민 인식을 증진시키고 참여하고 있는 단체 간 활동 및 정보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자 전국대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둔장해변에서 2차 해변 정화활동을 펼친 ‘SK E&S’. (사진=바다가꾸기 누리집) 단체, 기업, 학교 등 누구나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단체가 아닌 개인의 경우 캠페인 등 콘텐츠 제작과 정기적인 정화활동 등 프로그램 활동이 실질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 개인별 참가는 아직 불가하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바다가꾸기 플랫폼’ 누리집(www.caresea.or.kr)에서 가능하다. 현재까지 지정된 반려해변 중 선택해 신청할 수 있으며, 만일 아직 반려해변으로 지정되지 않은 해변을 희망할 경우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자세한 신청 메뉴얼은 붙임 자료 ‘입양대상 해변 지정 신청 매뉴얼’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프로그램의 모든 참가자는 참여를 신청한 반려해변에서 연 3회 이상 정화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정화활동과 연계 또는 별도로 해양 환경 보호 등에 관한 콘텐츠(캠페인 등)도 연 1회 이상 기획·운영해야 한다. 특히 정화활동 시 참가자가 기록한 해양쓰레기의 종류와 수량 데이터 등은 추후 정부의 관련 정책 수립 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참여기간은 2년이되 활동 기준 등이 충족될 경우 연장이 가능하며, 활동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참가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올해 여름 전국 해수욕장 261곳을 찾은 방문객 수는 총 3942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 많은 방문객들이 다녀간 해변에서는 해양쓰레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부 주도의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대목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해변 정화활동이 절실한 이유다. 정부는 계속해서 기본계획 등 해양쓰레기 수거 정책을 펼쳐나갈 예정이지만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생활 속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시민들의 행동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할 때다. 1만 5000km에 달하는 우리나라 곳곳의 해변에 국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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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떠나 바다에서 꿈을 찾는 사람들
- 강원귀어학교 도시민 어업기술 실무교육7월 12일 아침, 강원도 강릉시 영진항으로 고깃배 한 척이 들어왔다. “오늘 고기가 좀 있어요?” 항구에 있던 사람들의 질문에 김재용 비둘기호 선장이 “어제보다 훨씬 많더라”고 답하자 다들 표정이 밝아졌다.그런데 유독 용승현(44) 씨만 찡그린 얼굴로 비둘기호에서 내렸다. 김재용 선장의 아내 안해숙 씨가 용 씨에게 “얼굴 보니까 멀미해서 죽겠는데?”라고 묻자 그는 “오늘 파도가 한 5m 넘게 치더라고요. 물 다 들어가고. 어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배에서 같이 내리던 심은숙(45)·윤영진(45) 씨가 “뭐래. 파도가 5m 이상 치면 주의보 내려”라고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김 선장은 “멀미는 너나 나나 어쩔 수가 없어. 그렇지만 바다와 반대로 움직이면 멀미가 더 나. 파도 따라 움직여야 덜해”라고 알려줬다.용승현·심은숙·윤영진 씨는 강원귀어학교 7기 교육생이다. 귀어학교는 귀어를 희망하거나 어촌에 자리 잡기 시작한 이들에게 현장 중심의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이다. 7기 교육생 20명은 6월 20일부터 4주 동안 교육을 받았다.강원귀어학교 권미혜 대리는 “어선어업, 해양레저, 양식업, 내수면어업 등 4분야의 이론 수업과 현장 견학을 마치고 7월 4일부터 복합·연안·통발 등 세 가지 어선을 번갈아 타며 현장실습 중”이라고 말했다.항구에 비둘기호를 정박시킨 뒤 잡아 온 생선을 넘긴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그물 사리기(정리)가 남아 있었다. 비둘기호는 연안자망어업 어선이다. 물고기가 지나갈 만한 길목에 그물을 쳐놓고 시간이 지난 뒤 걷어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강원귀어학교가 2020년부터 배출한 수료생 116명 가운데 약 50명이 귀어한 것으로 집계됐다. | 강원귀어학교실습하며 어법 결정 “귀어학교 큰 도움”“내가 배에서 뭐라 그랬어. 그물을 걷을 때 깨끗하게 떼어내면 그만큼 육지에서 하는 일이 수월하다 그랬지. 그물에 붙는 게 많거든.”김 선장의 지시에 따라 교육생들은 그물을 펼치며 불가사리와 돌 등을 떼어내기 시작했다.“나만 빨라도 안 되고 같이 잘해야 돼. 그래서 자망 어부는 혼자 하기 힘들어. 우리 집사람하고 손발 맞추면 이 정도 그물은 1분이면 끝나.”한창 작업하던 김 선장이 갑자기 소리쳤다. “가만! 여기 빨간 게 독성 있는 해파리야. 얼굴에 맞든가 눈에 들어가면 병원 가야 해. 무지 따가워. 그물 흔들지 말고 살짝 넘겨.”윤영진 씨가 “엄청 따가워요?”라고 묻자 심은숙 씨는 “나 해파리 중화제 갖고 다니잖아”라고 말했다.심 씨는 스쿠버다이빙, 서핑 등 해양레저스포츠 강사다. 동해에서만 13년 넘게 일했다. “예전에는 전문 강사가 많았지만 이제는 거의 부업으로 하죠. 저 같은 전업 강사는 먹고사는 게 가장 문제예요.”인천 출신인 아버지가 어촌계 회원이라 어릴 때부터 바다가 익숙하다는 심 씨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어업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어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귀어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지가리(갈고리가 달린 낚싯줄)’로 문어 낚시를 할 생각이었다.“막상 실습해보니까 주낙(긴 낚싯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달아 물속에 늘어뜨려 한 번에 여러 마리의 고기를 낚아 올리는 어업)도 1인 조업이 가능하고 문어 철이 끝나면 장어와 복어로 연결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주낙도 같이 해야겠다고 결정했어요.”심 씨는 ‘나한테 힘들 것 같아’, ‘냄새가 많이 난대’ 같은 이유로 미리 겁먹고 포기했던 어법도 막상 현장에서 배우며 접해보니 할 수 있었고 흥미를 갖게 됐다고 했다.“처음에는 해양레저스포츠 강의를 본업으로 하고 그다음 어업을 하려고 했는데 실습하면서 마음을 돌려먹었어요. 어업 먼저로 순서가 바뀐 거죠. 귀어학교가 아주 큰 도움이 됐어요.”▶강원귀어학교 7기 교육생이자 해양레저스포츠 강사인 심은숙(오른쪽) 씨가 그물사리기를 하고 있다. 2020년부터 수료생 116명 중 50명 귀어2020년 문을 연 강원귀어학교는 6기까지 116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2022년 상반기에 조사해보니 이들 가운데 50명가량 귀어한 것으로 집계됐다. 권미혜 대리는 “강원도 밖에 정착한 사람이 5명 정도 있고 나머지는 다 강원도로 귀어했다. 위로는 고성부터 아래로는 삼척까지 다양하다”고 했다.심 씨는 해양레저스포츠 강사로 오래 지낸 강원도 양양 쪽에 자리 잡을 생각을 했었지만 실습하면서 영진항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제가 체구도 작고 성별로 보면 약자잖아요. 다른 어촌계에서는 잘 안 도와줘요. 생업이잖아요. 그런데 귀어학교를 통해 만난 선장님들이 언제든지 오라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지금은 귀어지로 영진항을 생각하고 있어요.”실습하면서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맺는 게 귀어학교의 제일 큰 장점이라고 했다.“어촌계가 귀어인을 터부시한다고들 하는데 어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왔다가 떠난 사람들 때문에 정 주고 마음 상할까 봐 그러는 거거든요. 자신이 정말 의지를 갖고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어촌계에도 도와주는 이들이 많을 겁니다.”권 대리는 “타지 사람이 갑자기 어촌계에 나타나 ‘여기서 뭐 해볼래요’ 하면 어느 어촌계에서 받아주겠냐”며 “귀어학교에서는 실습하며 어촌계원들하고 친해질 수 있으니 귀어하려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영진항에는 이미 귀어학교를 통해 정착한 귀어인도 있다. 안 씨는 “프로축구 선수로 뛰었던 마흔 살 청년이 귀어학교 1기생으로 왔다가 1년 전 여기 배를 사서 어촌계에 바로 가입했다”며 “지금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김 선장은 “우리 부부도 60대 중반이고 지금 어촌이 노령화돼 있다. 젊은 사람이 오면 어업 자체가 활성화돼 어민들도 대부분 좋아한다”며 “어촌도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좌우해야 하기 때문에 귀어학교는 참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권 대리는 어촌계에서 귀어학교 교육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실습이 끝난 뒤에도 정착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선장님들이 배도 알아봐주고 어촌계에 가입할 수 있게 여론도 만들어줘요. 당장 뱃자리가 없으면 ‘내 배 옆에 살짝 대놔라’라고 해요. 그래서 어느 어촌계에서 실습하느냐가 귀어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죠.”실제로 2021년 강릉시 사천진 어촌계에서 실습한 귀어학교 교육생 20명에게 희망 귀어지를 묻자 9명이 사천진을 꼽았다. 그 뒤 배까지 사서 사천진 어촌계에 가입한 교육생이 3명이나 됐다.▶김재용 선장(가운데)이 심은숙(왼쪽)·윤영진 씨에게 자망어선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어업허가권 있는 뱃값 30~40% 급등귀어학교를 수료한 뒤에도 정착까지는 여러 난관이 남아 있다. 일단 어선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어업허가권이 새로 발급되지 않기 때문에 어업허가권이 있는 기존 배를 구매해 지위를 승계하는 방법밖에 없다. 매물로 나오는 어선을 찾기도 어려운 데다 가격까지 계속 오르고 있다.김 선장은 “수요는 있는데 배는 한정돼 있으니까 배 단가가 자꾸 올라가고 있다. 1년 새 최소 30~40%는 뛰어올랐다”며 “우리 배도 예전에는 5000만 원 정도 했는데 지금 시세에 내놓자면 어구까지 포함해 1억 원 정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권 대리는 “이쪽으로 이사도 해야 하는데 강원도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올랐다. 내놓은 집이 잘 없기도 하고 월세는 50만~60만 원은 줘야 한다”고 했다.귀어학교에서 귀어와 관련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교육을 수료하면 바로 어촌계에 들어가고 배도 하나 배정받아 어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어요. 하지만 귀어 10단계가 있다면 귀어학교는 2~3단계에 불과해요. 어떤 어업을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귀어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나머지는 본인이 준비해 100%를 만들어야 합니다.”지금까지 강원귀어학교 입학 경쟁률은 평균 2.6대 1이다. 강원귀어학교는 2022년 하반기부터 기수당 정원을 5명 늘려 25명씩 모집할 계획이다.글·사진 원낙연 기자2023년까지 귀어학교 8곳 개설‘어선 청년 임대 사업’도 지원현재 귀어학교는 강원 강릉, 경남 통영, 충남 보령, 전남 강진 등 4곳에서 운영 중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경기 안산과 경북 포항에서, 2023년 상반기부터 충북 충주에서 문을 연다.해양수산부는 최근 2023년 하반기에 설립될 여덟 번째 귀어학교로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를 선정했다.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는 수인분당선 인하대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수도권 거주자의 접근성이 좋고 수산물 공판장과 위판장, 종합어시장이 인근에 있어 다양한 실습이 가능하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센터 안에 기숙사도 새로 마련한다.해수부는 ‘청년 어선 임대 사업’도 시작했다. 고령, 질병 등의 이유로 어업을 하기 어려운 어업인의 어선을 청년에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2022년 처음 시행하는 사업에 모두 10명의 청년 어업인과 8명의 후보자가 선발됐다. 청년 어업인은 10일 동안 교육을 받은 뒤 임대할 어선을 정해 한국수산자원공단과 어선 임대차계약을 맺게 된다. 해수부는 임대차계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임대료를 지원하는 한편, 가격 협상에 도움을 준다.최용석 해수부 어업자원정책관은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안전한 조업을 위해서는 청년이 필요하다. 이들이 어촌으로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인쇄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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